여러분, 혹시 호이징거의 이론을 아시나요?
네덜란드의 고전학자인 호이징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서 가택연금된 상태에서
세기의 명저를 남겼는데 그 중 게임 제작자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호모 루덴스」입니다.
「호모 루덴스」는 놀이를 하는 인간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담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유희(遊戱)를 추구하고, 인간 문명의 원동력은 바로 '놀이' 라는 것이 이것의 핵심 입니다.
뜬금없이 제가 이 「호모 루덴스」라는 것을 소개 했는지 이제 시작합니다.
호이징거의 이론은 프랑스의 학자인 <로제 카이와>에 의해서 확대 발전 되었다고 합니다.
로제 카이와는 호이징거의 비판론 으로 시작되었지만, 그의 생각을 발전시켜서 놀이에 대한 학문적 가치를 더욱 높였습니다.
호이징거가 인간의 본질을 연구하면서 '놀이'를 조명했고,
로제 카이와는 '놀이' 자체만을 연구 하여 20세기 최고의 놀이학자가 되었지요.
로제 카이와는 그의 저서인 「놀이와 인간」을 통해서
역할 놀이인 '미미크리(Mimicry)', 경쟁 놀이인 '아곤(Agon)', 확률 놀이인 '알레아(Alea)', 몰입 놀이인 '일링크스(Ilinx)'
위 4가지로 놀이를 분류 했습니다.
미미크리(Mimicry)
역할 놀이인 미미크리는 특정한 누군가를 흉내내거나 모방하는 놀이를 의미 합니다.
어린시절 소꿉놀이, 배역이 정해져 있는 연극과 영화 이들은 미미크리의 범주에 속해 있으며,
또한 애니메이션 혹은 게임의 주인공과 똑같은 옷을 입거나, 같은 행동을 하는 '코스튬 플레이' 역시 미미크리 놀이에 속한다.
이 놀이를 게임으로 보자.
게임상에서의 플레이어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가?
플레이어는 가장 먼저 종족 혹은 캐릭터를 선택합니다.
사람들은 게임 안에서 캐릭터, 즉 역할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탱커가 되어 몬스터들로 부터의 공격을 막아주며 아군을 지켜주거나, 도시의 시장이 되어 도시를 건설하기도 하며,
사령관이 되어 전투를 지휘 하기도 한다.
아곤(Agon)
경쟁 놀이인 아곤은 일정한 규칙 안에서 참가자 모두가 경쟁관계를 형성하며 투쟁하는 놀이를 말한다.
참가자들에게 공정한 규칙이 주어지며, 명확한 승패가 결정되는 놀이가 된다.
인간은 똑같은 규칙과 삶 속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게 됨으로 자연스레 아곤 놀이가 발동된다.
반면,
게임은 이 일정한 규칙과 속에서 서로 경쟁을 하는 재미를 주고있다.
게임 제작자들이 게임을 제작하면서 미미크리 다음으로 생각해야 하는것이 바로 경쟁 놀이인 아곤 이다.
알레아(Alea)
우연 놀이인 알레아는 라틴어로 '주사위 놀이' 라는 의미이다.
주사위는 정육면체 모양의 도구로 각 면 마다 1~6까지의 숫자가 있으며 중복은 없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어떠할까?
자신의 의지대로 숫자가 나오는 것이 아닌 확률, 즉 '운' 에 맡기는 놀이 이다.
일상생활의 알레아 놀이는 어디에 있을까? '운' 이라는 단어에서 가장 떠오르는 복권 이 역시도 알레아 놀이 이며,
화투, 마작, 포커, 슬롯머신 역시 알레아 놀이에 속한다.
주사위는 단순히 운으로 결정되는 놀이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는 확률이며 통계이다.
컴퓨터 게임 전체에 확률과 통계가 있는데 이를 '밸런싱' 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있다.
이 '밸런싱' 은 플레이어와 NPC 그리고 오브젝트의 행동에 의해 결정 된다.
따라서 게임 제작자들은 유저가 재미를 느끼도록 밸런싱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일링크스(Ilinx)
몰입 놀이인 일링크스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놀이를 의미 한다.
서커스, 롤러코스터, 스키 처럼 일시적으로 무아지경의 상태를 일으키는 놀이 이지만
현기증이라기보다 난관 상태에서 경험하는 일종의 몰입 상태 라고 볼 수 있다.
컴퓨터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도전 과제를 준다.
플레이어는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해 가며, 그 자체에 몰입을 하게 된다.
일링크스 놀이는 앞에서 말했던 다른 분류의 놀이들 속에 녹아 들어 있다.
미미크리, 아곤, 알레아 이 세 가지의 놀이가 컴퓨터 게임 자체를 이루는 구성 요소 라면
일링크스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감정 상태를 말 한다.
즉. 세 가지의 놀이가 플레이어를 일링크스의 상태로 이끌어 가는 셈 이다.
여기 까지 로제 카이와의 「놀이와 인간」에서 분류한 네 가지의 놀이를 살펴 보았다.
게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위 네 가지의 놀이가 성립해야 하며 지속적인 순환이 되어야 한다.
아마도 위의 네 가지 단어를 처음 들어 보아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 제작자 에게 있어서 중요하지만 간단한 내용 이므로 꼭 알아두자.
정리
ⓐ 인류학자인 호이징거는 인간은 놀이하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놀이는 인간 문명 창조의 원동력으로, 매우 위대한 행위이다.
ⓑ 놀이학자인 로제 카이와는 인간이 재미를 느끼는 놀이를
'미미크리', '아곤', '알레아', '일링크스' 라는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 미미크리는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맡는 혁할이다.
ⓓ 아곤은 게임의 진행을 총괄하는 규칙의 모음이다.
ⓔ 알레아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며 느끼는 공정함, 밸런싱을 의미한다.
ⓕ 일링크스는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에 온 정신을 몰입하면서 느끼는 감정 상태를 의미한다.
ⓖ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놀이의 네 가지 유형인
미미크리, 아곤, 알레아, 일링크스가 상호 복합적으로 게임에 녹아있기 때문이다.